[기자칼럼]드라이 트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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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이 댓글 0건 조회 4회 작성일 25-05-30 00:39본문
여름휴가 계획 시즌이 돌아왔다. 슬슬 지인과 동료들의 휴가지가 윤곽을 드러내고 일찌감치 기승을 부리는 더위도 왠지 싫지 않다. 생각해보면 어딘가로 떠나 있는 상태보다 어디로 떠날까를 상상하는 요즘이 더 즐거운 것 같다. 그런데 최근 새로운 여행 방식이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화려한 칵테일과 도파민으로 가득 찬 휴가는 더는 대세가 아니다. 대신 조용히, 그리고 맑은 정신으로 자신만의 쉼을 추구하는 새로운 여행 문화가 떠오르고 있다. 이름하여 ‘드라이 트리핑’(Dry Tripping, 무알코올 여행)이다.
드라이 트리핑은 ‘술 없이 즐기는 여행’을 뜻한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지난해 10월 기사에서 “웰니스 여행의 최신 트렌드”라며 드라이 트리핑을 소개했고, BBC 트레블은 “Z세대가 이끄는 가장 조용한 트렌드 중 하나”라고 평했다. 그간 많은 사람의 휴가는 사치와 유흥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며 이제 알코올 없는 여행의 인기가 화제를 전환시킬 것.
단순한 금주 캠페인을 넘어선 이 새로운 여행 방식은 전 세계 호텔과 리조트, 항공사 등 여행업계의 전략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포시즌스, JW 메리어트 등 유명 글로벌 호텔 체인들은 무알코올 와인과 모크테일(mocktail·논알코올 칵테일)을 메뉴에 추가하고 델타, 제트블루, 알래스카 항공 등 항공업계는 공항 라운지와 기내에 무알코올 옵션을 확대하고 있다. 크루즈기업인 버진 보이지스는 “비음주자를 위한 최고의 크루즈라인”이 되겠다는 목표로 메뉴를 개편했다.
그뿐만 아니다. 나파밸리의 스파 호텔에서는 ‘무알코올 전담 컨시어지 서비스’를 도입했고 런던의 한 부티크 호텔은 객실 내 미니바에서 술 대신 천연 허브차, 숙면을 위한 아로마 키트 등을 비치해 ‘마음이 맑아지는 휴식’을 내세운다. 영국에서는 무알코올 여행상품을 제공하는 여행사까지 생겼다.
이런 변화는 어디서부터 비롯된 걸까? 단초는 ‘소버 큐리어스(Sober Curious)’ 문화에 있다. 이는 자신의 음주 습관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자발적으로 술을 멀리하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다. 특히 미국의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하며 전 세계적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0년 이후 글로벌 알코올 소비량은 정체 또는 감소 추세다. 미국에서는 21~30세 연령대에서 술 소비가 약 20% 가까이 줄었다는 조사도 있다.
이러한 흐름은 단순한 건강 관리 차원을 넘어선다. 팬데믹 이후 사람들은 ‘무엇을 소비하느냐’보다 ‘어떻게 느끼고 회복하느냐’를 중요하게 여기게 됐다. 물리적 거리두기가 끝난 후에도, 정신적 거리두기를 이어가고자 하는 욕구가 술 없는 여행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 알코올 대신 자연, 명상, 일기 쓰기, 느린 산책 등이 그 자리를 채운다.
드라이 트리핑은 단지 ‘술을 마시지 않는다’는 선택이 아니다. 삶의 속도를 늦추고, 휴식의 의미를 재정의하려는 조용한 반란이다. 그리고 그 반란은 지금 전 세계의 호텔 라운지와 해변, 숲속의 명상 센터에서 조용히 진행되고 있다.
휴가에 술이 없으면 심심하지 않을까? 싶으면서도 여행의 컨디션이 어떻게 달라질지 궁금해진다. 이번 여름, 드라이 트리핑에 도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술 없는 여행은 생각보다 더 깊고, 더 오래 남는 쉼을 선사할지 모른다.
드라이 트리핑은 ‘술 없이 즐기는 여행’을 뜻한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지난해 10월 기사에서 “웰니스 여행의 최신 트렌드”라며 드라이 트리핑을 소개했고, BBC 트레블은 “Z세대가 이끄는 가장 조용한 트렌드 중 하나”라고 평했다. 그간 많은 사람의 휴가는 사치와 유흥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며 이제 알코올 없는 여행의 인기가 화제를 전환시킬 것.
단순한 금주 캠페인을 넘어선 이 새로운 여행 방식은 전 세계 호텔과 리조트, 항공사 등 여행업계의 전략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포시즌스, JW 메리어트 등 유명 글로벌 호텔 체인들은 무알코올 와인과 모크테일(mocktail·논알코올 칵테일)을 메뉴에 추가하고 델타, 제트블루, 알래스카 항공 등 항공업계는 공항 라운지와 기내에 무알코올 옵션을 확대하고 있다. 크루즈기업인 버진 보이지스는 “비음주자를 위한 최고의 크루즈라인”이 되겠다는 목표로 메뉴를 개편했다.
그뿐만 아니다. 나파밸리의 스파 호텔에서는 ‘무알코올 전담 컨시어지 서비스’를 도입했고 런던의 한 부티크 호텔은 객실 내 미니바에서 술 대신 천연 허브차, 숙면을 위한 아로마 키트 등을 비치해 ‘마음이 맑아지는 휴식’을 내세운다. 영국에서는 무알코올 여행상품을 제공하는 여행사까지 생겼다.
이런 변화는 어디서부터 비롯된 걸까? 단초는 ‘소버 큐리어스(Sober Curious)’ 문화에 있다. 이는 자신의 음주 습관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자발적으로 술을 멀리하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다. 특히 미국의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하며 전 세계적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0년 이후 글로벌 알코올 소비량은 정체 또는 감소 추세다. 미국에서는 21~30세 연령대에서 술 소비가 약 20% 가까이 줄었다는 조사도 있다.
이러한 흐름은 단순한 건강 관리 차원을 넘어선다. 팬데믹 이후 사람들은 ‘무엇을 소비하느냐’보다 ‘어떻게 느끼고 회복하느냐’를 중요하게 여기게 됐다. 물리적 거리두기가 끝난 후에도, 정신적 거리두기를 이어가고자 하는 욕구가 술 없는 여행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 알코올 대신 자연, 명상, 일기 쓰기, 느린 산책 등이 그 자리를 채운다.
드라이 트리핑은 단지 ‘술을 마시지 않는다’는 선택이 아니다. 삶의 속도를 늦추고, 휴식의 의미를 재정의하려는 조용한 반란이다. 그리고 그 반란은 지금 전 세계의 호텔 라운지와 해변, 숲속의 명상 센터에서 조용히 진행되고 있다.
휴가에 술이 없으면 심심하지 않을까? 싶으면서도 여행의 컨디션이 어떻게 달라질지 궁금해진다. 이번 여름, 드라이 트리핑에 도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술 없는 여행은 생각보다 더 깊고, 더 오래 남는 쉼을 선사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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