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오늘]소탐대실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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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이 댓글 0건 조회 4회 작성일 25-06-06 23:19본문
소탐대실(小貪大失)이라는 말, 익숙하지만 삶 속에서 그렇게 행동하기란 쉽지 않다. 눈앞 이익을 챙겨야만 내 한 몸 편하게, 아니 남들 위에 설 수 있(다고 믿)는 게 세상 풍경이니 그럴 것이다. 그럼에도 어떤 사람들은 ‘나만은 그렇지 않다’고 호언한다. 나의 걸어온 길이 그렇지 않았고 그에 비춰볼 때 살아갈 날도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일종의 자기 약속일 수도 있겠다. 이런 사람들에게 해줄 말은 만화가 최규석의 <송곳>에 나오는 이 대사가 제격이다. “당신들은 안 그럴 거라고 장담하지 마. 서는 데가 바뀌면 풍경도 달라지는 거야.”
일찍이 장 자크 루소는 <인간 불평등 기원론> 서문 첫 문장에서 이렇게 말했다. “인류의 모든 지식 중에서 가장 유익하면서도 발전이 가장 덜 된 것이 곧 인간에 관한 지식인 것 같다.” 스스로에 대한 지식이 일천한 인간이 만든 제도는 하물며 말할 것도 없다. 루소의 지적이 이어진다. “인간의 제도는 언뜻 보기에 무른 모래 더미 위에 세워진 것처럼 보인다.” 제도가 이러한 탓에 소외된 사람들은 고통당할 수밖에 없다. 김용균씨가 세상을 떠난 그곳에서 얼마 전 또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던가. 또 한국에서 내로라하는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똑같은 사고가 연이어 발생했지만, 속수무책 아닌가.
그것이 ‘인간에 관한 지식’과 무슨 관계냐고 반문하지 말자. 인간에 대한 지식과 이해가 없으니 숱한 참사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것이다. 인간은 여전히 무른 모래 더미 위에 높이를 알 수 없는 마천루를 계속 올리고 있다. 늘 그렇듯, 소탐대실하면서.
<삼국지>에는 소탐대실한 사람이 여럿 등장한다. 양부(養父) 둘을 죽인 여포가 대표적이고, 국경을 맞댄 유비를 제거하기 위해 그에게 여동생을 시집보낸 손권도 그러하다. 또 한 사람은 ‘대의를 위해 아끼는 사람을 내친다’는 의미로 쓰이는 사자성어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주인공 마속이다. 촉나라 재상 제갈공명은 마속의 재주를 아껴 자식처럼 대했다. 첫 출사표를 올리고 위나라 정벌에 나선 공명은 마속에게 전쟁의 향방을 좌우할 가정(街亭) 싸움을 맡긴다. 스스로 재주가 뛰어나다고 여긴 마속이 주변 만류를 물리치고 제멋대로 군사를 배치한 통에 몰살에 가까운 패배를 당했다. 삼국통일이라는 대의는 보지 못하고, 자신의 재주를 뽐내려고만 했던 마속은 끝내 눈물을 흘리는 공명 앞에서 참수됐다. 생전 유비는 공명에게 마속을 중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마속의 자질을 묻는 유비의 질문에 공명은 “당세의 영재”라고 답했지만 유비 생각은 달랐다. “짐이 이 사람을 보니 말은 잘하지만 능력이 말만큼 뛰어나지 않아서 크게 쓸 인물이 못 되오. 승상은 깊이 살피시오.” 유비로부터 받은 유훈(遺訓)에 따라 삼국통일에 나선 공명의 첫 북벌은 소탐대실한 마속으로 인해 허사가 됐다.
새 정부가 출범했다. 한겨울 아스팔트에서 탄핵을 외친 시민들과, 마음을 함께한 모든 이들이 만든 정부다.
그런 정부를 향해 18세기 사람 루소가 소탐대실하지 말라며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길지만 그대로 적는다. “체제의 유지에 있어 무책임하거나 위험할 정도로 소극적인 태도가, 필요할 때 가장 계몽되고 열정적인 이들의 현명한 조언을 무시하는 일이 없도록 하십시오. 그러나 공정, 절제 그리고 최대한의 존중 어린 확고함이 여러분의 모든 행동을 계속해서 이끌어가며, … 무엇보다, 악의적인 해석과 독설에 절대로 귀 기울이지 마십시오. 그러한 말들의 숨은 의도는 종종 그것들이 부추기는 행동보다 더 위험합니다.”
일찍이 장 자크 루소는 <인간 불평등 기원론> 서문 첫 문장에서 이렇게 말했다. “인류의 모든 지식 중에서 가장 유익하면서도 발전이 가장 덜 된 것이 곧 인간에 관한 지식인 것 같다.” 스스로에 대한 지식이 일천한 인간이 만든 제도는 하물며 말할 것도 없다. 루소의 지적이 이어진다. “인간의 제도는 언뜻 보기에 무른 모래 더미 위에 세워진 것처럼 보인다.” 제도가 이러한 탓에 소외된 사람들은 고통당할 수밖에 없다. 김용균씨가 세상을 떠난 그곳에서 얼마 전 또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던가. 또 한국에서 내로라하는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똑같은 사고가 연이어 발생했지만, 속수무책 아닌가.
그것이 ‘인간에 관한 지식’과 무슨 관계냐고 반문하지 말자. 인간에 대한 지식과 이해가 없으니 숱한 참사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것이다. 인간은 여전히 무른 모래 더미 위에 높이를 알 수 없는 마천루를 계속 올리고 있다. 늘 그렇듯, 소탐대실하면서.
<삼국지>에는 소탐대실한 사람이 여럿 등장한다. 양부(養父) 둘을 죽인 여포가 대표적이고, 국경을 맞댄 유비를 제거하기 위해 그에게 여동생을 시집보낸 손권도 그러하다. 또 한 사람은 ‘대의를 위해 아끼는 사람을 내친다’는 의미로 쓰이는 사자성어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주인공 마속이다. 촉나라 재상 제갈공명은 마속의 재주를 아껴 자식처럼 대했다. 첫 출사표를 올리고 위나라 정벌에 나선 공명은 마속에게 전쟁의 향방을 좌우할 가정(街亭) 싸움을 맡긴다. 스스로 재주가 뛰어나다고 여긴 마속이 주변 만류를 물리치고 제멋대로 군사를 배치한 통에 몰살에 가까운 패배를 당했다. 삼국통일이라는 대의는 보지 못하고, 자신의 재주를 뽐내려고만 했던 마속은 끝내 눈물을 흘리는 공명 앞에서 참수됐다. 생전 유비는 공명에게 마속을 중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마속의 자질을 묻는 유비의 질문에 공명은 “당세의 영재”라고 답했지만 유비 생각은 달랐다. “짐이 이 사람을 보니 말은 잘하지만 능력이 말만큼 뛰어나지 않아서 크게 쓸 인물이 못 되오. 승상은 깊이 살피시오.” 유비로부터 받은 유훈(遺訓)에 따라 삼국통일에 나선 공명의 첫 북벌은 소탐대실한 마속으로 인해 허사가 됐다.
새 정부가 출범했다. 한겨울 아스팔트에서 탄핵을 외친 시민들과, 마음을 함께한 모든 이들이 만든 정부다.
그런 정부를 향해 18세기 사람 루소가 소탐대실하지 말라며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길지만 그대로 적는다. “체제의 유지에 있어 무책임하거나 위험할 정도로 소극적인 태도가, 필요할 때 가장 계몽되고 열정적인 이들의 현명한 조언을 무시하는 일이 없도록 하십시오. 그러나 공정, 절제 그리고 최대한의 존중 어린 확고함이 여러분의 모든 행동을 계속해서 이끌어가며, … 무엇보다, 악의적인 해석과 독설에 절대로 귀 기울이지 마십시오. 그러한 말들의 숨은 의도는 종종 그것들이 부추기는 행동보다 더 위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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