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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헬스장엔 ‘빨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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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이 댓글 0건 조회 0회 작성일 25-06-10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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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을 쓸 때 숨을 뱉는 거예요. 내릴 때도 천천히. 올릴 때도 천천히. 끝까지 내리시는 거예요.”
하체운동 기구에 앉은 신화균씨(75)가 트레이너 김용수씨(41)의 말에 맞춰 천천히 무릎을 구부렸다. 한 세트를 끝내자 이마에 땀방울이 맺혔다.
신씨는 이 헬스장의 터줏대감이다. 매일 운동을 하다보니 ‘40대 못지않은’ 근력을 자랑한다. 신씨는 “오전에 운동을 하면 하루가 더 기분 좋게 시작된다”고 말했다.
서울 성북구 석관실버복지센터는 석관동 자치회관에서 운영하던 기존 헬스장을 재단장해 지난달 2일부터 노인 맞춤형 헬스장으로 새로 개장했다. 서울시내 소규모 복지센터에서의 노인 전용 헬스장 운영은 이곳이 처음이다.
헬스장에는 각종 근력운동 기구가 가득 들어차 있었다. 성북구는 실버전용 헬스장으로 바꾸면서 기존 운동 기구를 포함해 상체운동 기구 13대, 하체운동 기구 5대, 전신 및 유산소운동 기구 15대 등 33대의 운동 기구를 설치했다.
한 달에 2~3번 자원봉사를 하는 김용수씨는 “어르신들은 유산소보다는 하체 근력운동을 꾸준히 하시는 게 좋다”며 “여기 설치된 기구로 하체운동만 꾸준히 해도 큰 효과를 보실 수 있다”고 했다.
헬스장은 평일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운동하러 온 어르신들로 가득 찬다. 8일 기준 회원 수는 105명에 달한다. 65세 이상 주민이면 누구나 가능하다. 주 이용자는 70~80대 어르신들이다.
노인 전용 헬스장답게 음악도 어르신 맞춤형이다. 센터 관계자는 “오전엔 신나는 노래를 틀고 오후에는 어르신들이 신청한 트로트곡 중심으로 튼다”고 했다.
신화균씨의 단짝인 최명호씨(74)는 “몇년 전 고관절을 다쳐 목발을 짚고 다녔는데 여기 총무(신화균씨)와 ‘손 맞춰 운동을 해보자’ 하고 1년을 꾸준히 했더니 운동이 좋은 걸 내 몸이 알아줬다”며 “지금은 제일 먼저 문 열고 들어와 운동을 한다”고 했다.
회원들은 이곳이 좋은 이유로 젊은 사람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점과 저렴한 가격을 꼽았다.
매일 이곳에서 2시간씩 운동하는 여성 A씨(74)는 “나이든 사람이 운동 기구를 오래 잡고 있으면 젊은 회원들이 은근히 눈치를 준다. 그들끼리 뭉치는 분위기도 부담스럽다”며 “여기서는 내 속도에 맞춰 운동만 할 수 있다는 게 제일 마음에 든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사고를 당한 이후 헬스를 접하게 됐다고 했다.
저렴한 이용료도 어르신들이 몰리는 이유다. 샤워장을 포함해 월 1만2000원이면 모든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여성 B씨(81)는 “이곳이 있는 줄 몰랐을 때 동네 사설 헬스장에 등록하려 했는데 6개월치를 선납해야 한다고 해서 못한 적이 있다”며 “여기는 저렴하니 부담 없이 오갈 수 있다”고 했다.
성북구는 이곳의 성과를 토대로 어르신을 위한 운동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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